"외교 제의에 북 반응은 도발적 행동…추가 도발 배제 안해"
"인도태평양전략서 한미일 협력은 벤치마크"…中견제 협력 강조
(워싱턴·호놀룰루=연합뉴스) 류지복 김경희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규탄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한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분명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북한인을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을 상기하고 "우리는 북한에 책임을 물을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도발 국면에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재차 밝힌 뒤 "우리는 추가 조처를 위해 아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는 평양이 그 길을 선택한다면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외교에 준비돼 있음을 분명히 했지만 북한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면서 유감스럽게도 북한의 반응은 일련의 도발적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접근법과 결의에서 완전히 단합돼 있다는 점"이라며 단합은 북한이 제기한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분명 북한이 추가로 도발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이번주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관리하는 일에도 관여했다면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도발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든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내재적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한미일 등 동맹의 공동 대응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의 원칙이 훼손될 때, 이것이 유럽이든, 인도태평양이든 우리는 이 질서를 지지하고 수호하기 위해 동맹, 파트너로서 함께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복잡한 과제에 대응하려면 한국과, 일본, 미국이 함께 더 많은 일을 해야 함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며 그 결과는 이번 회담에서 보듯 전례 없는 협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는 벤치마크 중 하나라며 "이는 우리가 이 지역에서 하려는 사실상 모든 일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3국이 협력할 분야로 전염병 대유행 극복은 물론 기후변화, 인프라 투자 등을 열거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3국이 경제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공급망, 반도체, 희토류 문제 등을 열거한 뒤 이를 통해 인권을 침해하거나 환경 표준을 위반하는 공급자에게 덜 의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보장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포함한 항행과 항공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공히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서,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이 더욱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한국의 대선을 얼마나 면밀히 지켜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 업무상 정치는 하지 않는다. 미국이든 다른 나라든 정치는 하지 않는다"며 "이 정도로만 하겠다"고 언급을 꺼렸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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