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과 이달 비교해 러시아 결단력 달라져" 평가
"푸틴 심리는 '지금 기세 잡아야'" 추측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 북동쪽 구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을 때 전화하면 좋은 사람이다."
이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에 대해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총리가 한 말이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의 속내에 밝다고 평가받는 니니스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상황이 좋지 않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긴 대담을 나눈 전후로 러시아에서 변화가 느껴졌다고 NYT에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마음가짐이나 단호함 등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의 이 기세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또 상황이 예전처럼 되돌아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서방과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에 이견을 드러내면서 남은 선택지는 러시아가 유럽을 압박하고 미국으로부터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끌어내는 것이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전쟁일 것이라고 봤다.
민스크 협정은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 아래 체결한 협정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자신이 러시아와 유럽에 낀 북유럽 국가 수장으로서 동서 간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뿐 아니라 양측에 다른 한쪽의 생각을 설명해주는 해설자라고 설명했다.
NYT는 수년간 유럽과 러시아의 협상을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떠나고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니니스퇴 대통령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그간 푸틴 대통령과 쌓은 관계와 그 관계가 만들어줄 수 있는 '작은 움직임'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막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내가 푸틴 대통령이나 그의 생각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사람이라는 건 과장됐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어느 서방 지도자보다 푸틴 대통령과 접촉한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2년 취임해 연임에 성공한 그는 10년간 푸틴 대통령과 여러 회담과 전화 통화 등을 진행하면서 소통을 이어왔다.
2020년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사태로 쓰러졌을 때 독일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푸틴 대통령을 설득한 것도 그였다고 한다.
당초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에서 이탈하는 것을 거절했지만 니니스퇴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 당일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후 나발니 측에서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접촉할 때도 조언을 해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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