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수도 자카르타에서만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은 '코로나 고아'가 9천명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미성년자 또는 22세 이하 코로나19 고아들에게 월 30만 루피아(2만5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니스 주지사는 자카르타 주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 데이터를 잘 파악하고 있어 이들 고아의 숫자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이들을 위한 예산을 긴급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1천만명의 자카르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 1만172명이 늘어나 누적 106만3천명, 사망자는 43명 추가돼 누적 1만4천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아니스 주지사는 "코로나 고아를 위한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부유한 아동에게도 보조금을 줘야 하는지 논쟁이 있었다"며 "그런 걸 따지지 말고, 코로나로 부모가 둘 다 사망한 가정은 무조건 보조금 신청 메시지를 보내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4천345명이 보조금을 신청했다며 나머지 약 5천명은 돈을 받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밝혀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했다.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누적으로 480만명, 사망자가 14만5천명을 각각 넘어선 것으로 공식 집계되면서 이미 작년부터 코로나 고아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작년 6∼7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면서 병원에 입원도 못 하고 집에서 격리하던 부부가 연달아 숨지는 사례가 급증했다.
실제로 칼리만탄(보르네오섬) 동부 서꾸타이군에 사는 열 살짜리 소년 비노는 작년 7월 19일과 20일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각 코로나19로 사망한 뒤 집에 홀로 남겨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비노의 어머니는 사망 당시 임신 5개월째였다.
비노의 사연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와 지자체, 정치인들은 코로나 고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현황 파악과 지원 예산 마련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주변에 고아가 된 아이가 있으면 당국에 곧바로 신고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지자체는 아이를 맡아줄 친척이 있는지, 사망한 부모가 남긴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학업을 이어갈 방안 마련 등 맞춤형 지원 전략을 짰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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