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도 슬로바키아·우크라이나로부터 부품·원자재 수급…지원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가 러시아 현지 내수 감소와 부품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관련 대책 마련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협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국지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 현지의 내수 판매는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완성차 업체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 공장에서 약 23만대를 생산했으며 현지 판매 법인을 통해 지난해 기아 20만6천대, 현대차 17만2천대 등 총 38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수출은 작년 기준으로 현대차는 3만8천161대, 기아는 5만1천869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완성차 전체 수출 물량 중 대(對)러시아 수출 비중은 4.5%로 집계됐다.
협회는 러시아 현지 공장이 유럽으로부터 자동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 미국의 우방국 간 대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장 가동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인근 지역인 슬로바키아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쌍용차[003620]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협회에 따르면 쌍용차의 대러시아 수출은 2014년, 대우크라이나 수출은 2017년 이후 각각 중단된 상태지만 협력사를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슬로바키아로부터는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대러시아 수출 제재로 피해를 보는 기업에 대해서는 유동성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출 제재가 시행될 경우 대러시아 수출 기업은 대금 회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업 안정기금과 긴급 수출안정자금, 단기수출보험·수출신용보증 보험료·보증료 할인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 현지 공장의 생산량 감소분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 근무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반도체 등 핵심 물자의 국산화를 지원해 우크라이나발(發)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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