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 겨냥 아냐" 시민군 입장에도 미얀마군 시설 경비 강화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발발 1년이 넘은 미얀마에서 시민군 세력이 중국으로 가는 가스·송유관 관련 시설을 지키던 미얀마군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시설 일부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2시께 만달레이 지역 내 나또지 구(區)에서 나또지 시민방위군(NPDF)이 사제 박격포를 이용해 가스·송유관 인근 역사를 지키던 미얀마군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박격포탄에 맞은 역사 건물의 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고 NPDF 대변인이 밝혔다.
대변인은 또 시설을 지키던 미얀마군 10여명 가운데서도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매체에 "어떤 식으로든 중국이 피해를 입는 걸 군정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면서도 "우리는 가스·송유관 시설이 아니라 미얀마군을 겨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공격 이후 미얀마 군부는 공격을 받은 시설뿐만 아니라 약 6㎞ 떨어진 나또지 구에서도 경비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만달레이 지역 싱타잉 구의 가스·송유관 관련 시설을 경비하던 경비원 3명이 괴한들에게 공격당해 숨졌다.
이를 두고 당시 군정 '뒷배'로 여겨지는 중국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 바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 직후 미얀마 군부를 사실상 지지했고, 이에 따라 미얀마에서는 반중 감정이 커졌다.
같은 해 3월에는 최대 도시 양곤의 산업단지 내 중국이 투자한 공장 다수가 방화 대상이 됐다.
이러자 중국은 송유·가스관에 대한 경비를 강화해 달라고 군정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은 북부 샨주의 시포와 짜욱메구 접경 지역을 지나는 원유와 가스관을 반군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근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이라와디가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미얀마 서부 해안 짜욱퓨에서 중국 윈난성 쿤밍시(昆明)를 잇는 약 800㎞ 구간에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했다.
이 송유·가스관은 미얀마 중부 마궤와 만달레이 지역을 관통한 뒤 북부 샨주를 통해 중국으로 이어진다.
연간 2천200만t의 원유와 120억㎥의 천연가스가 수송되는 만큼, 중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시설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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