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독립 훼손' 폴란드·'성소수자 차별' 헝가리, 지원 예산 삭감 위기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16일(현지시간) 회원국이 법치의 원칙을 위반할 경우 EU는 해당국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번 결정은 EU 집행위가 법치 준수 원칙을 위반한 회원국에 EU 예산 지원을 보류,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한 EU 예산 조건부 규정의 합법성에 대해 폴란드와 헝가리가 ECJ의 판결을 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규정은 14개월 전 EU 회원국 사이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 일부 회원국 내 법치주의, 사법부 독립, 언론 자유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도입됐다.
EU 집행위는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법 개혁에 대해 사법부 독립과 법치, 민주주의라는 EU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폴란드와 충돌해왔다.
헝가리에 대해서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규정을 도입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ECJ는 민주주의 원칙에 관해서라면 "EU는 권한의 한계 내에서 이들 가치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이번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EU 예산에서 상당액을 지원받는 국가다.
이번 판결로 이 두 국가는 EU에서 지원받는 자금이 삭감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EU 집행위는 그동안 ECJ의 판결 결과를 기다리며 이 규정을 발동하지 않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단호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수일 내에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해 이 규정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이번 판결은 EU 집행위가 회원국의 자주권을 제한해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면서 반발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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