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시 150만원 벌금…시진핑 '모든 수단 동원 통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다음 달 약 750만 전 시민 대상 코로나19 강제 검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성도일보와 HK01이 17일 보도했다.
두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달 초부터 홍콩 전 시민은 일주일에 1회씩, 3주에 걸쳐 총 3회 검사를 받아야 하며 검사를 거부할 경우 1만홍콩달러(약 153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루 100만명씩 검사를 벌인다는 방침으로 이를 위해 중국 의료진이 홍콩에 파견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홍콩 친중 매체를 통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해야 한다"고 홍콩 정부에 지시한 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졌다.
홍콩에서 중국식으로 전 시민 대상 강제 검사가 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애초 홍콩 정부가 거주 지역별로 봉쇄하고 봉쇄된 지역의 주민 전체에 대해 검사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시민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계획이 변경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전히 민감한 논란거리도 있다.
성도일보는 홍콩의 검사 역량이 포화 상태라 일부 검체는 중국 선전(深?)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에서 모든 시민의 검체를 검사하려면 25일이 걸리는 탓에 선전 실험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개인 정보 문제로 인해 각 검체를 채취한 병에는 등록번호만 매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2020년 9월 홍콩의 코로나19 3차 확산 당시 600명의 인력을 파견해 홍콩 전 시민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지원했다.
그러나 당시 검사는 의무가 아니어서 홍콩 정부의 독려에도 약 170만명만 검사에 참여했다. 이 중 양성 사례는 45건 발견됐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본토 인력이 자신들을 검사한다는 사실에 강한 거부감을 표했고, 일각에서는 검사에 응하면 생체 정보가 중국 당국의 손에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검사를 보이콧했다.
홍콩 정부는 생체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지만 시민들이 믿지 않았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홍콩은 지난해까지 2년간 누적 환자가 1만2천명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함께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건물과 지역을 봉쇄하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이들에 대한 강제 검사를 진행했으나 감염 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전날 신규 환자가 처음으로 4천명을 넘어서는 등 이달 들어 환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체계는 한계에 다다랐다.
병실 부족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이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병원 바깥에 대기하고 있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고, 격리 시설도 포화하면서 당국은 어쩔 수 없이 밀접 접촉자는 자택 격리를 하도록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만2천명이 병실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신규 공공임대 주택과 호텔 등을 격리 시설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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