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스타틴(-statin)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는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낮추어 주는 약이다.
많은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스타틴이 처방되고 있으나 복용하다 끊거나 복용하다 말다 하는 환자들이 거의 5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는 근육통, 소화장애, 수면장애 같은 부작용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는 '노시보'(nocebo)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시보 효과란 어떤 약의 부작용 위험을 미리 알고 있는 복용자의 지레짐작에서 오는 허위 증세를 말한다.
치료 효과가 없는 약을 효과가 있다면서 환자에게 주면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플래시보(위약)' 효과(placebo effect)라고 한다.
반면 환자들이 위약을 진짜 약물로 믿어 간혹 그 약이 지니고 있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노시보' 효과다.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지엘로나(Zielona) 대학 의대 심혈관 연구소장 마치에지 바나흐 교수 연구팀은 스타틴 복용자 중 실제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은 10명 중 한 명도 안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Telegraph)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표된 총 414만3천517명이 대상이 된 총 176편의 연구 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스타틴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스타틴 불내성(statin intolerance)은 과대평가되고(overestimated) 과진단(overdiagnosed)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스타틴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는 9.1%에 불과하며 부작용 진단 기준으로 판단하면 이보다 더 낮은 5.9~7%에 지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스타틴 복용자의 부작용 증상 평가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즉 나타난 부작용이 실제로 스타틴 복용이 원인인지 아니면 복용자가 지레 스타틴 복용 때문이라고 느끼는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실제 스타틴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들을 살펴보면 여성, 65세 이상 고령자,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 비만한 사람이 부작용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여성 복용자는 부작용 발생률이 남성보다 48% 높았다.
고령자는 상대적 부작용 발생률이 31%, 비만한 사람은 30%,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22%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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