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갇혀…줄에 매단 음식 등으로 버티다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깊은 우물에 빠진 아이가 당국의 필사적인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3일만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모로코에서 5세 아동이 32m 깊이의 우물에 빠졌다가 나흘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데 이어 아프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탈레반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남부 자불주의 우물에 빠졌던 어린이 하이다르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 고위 간부인 아나스 하카니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린 하이다르가 우리와 영원히 헤어졌다"고 말했다.
자불주 잘다크 마을에 살던 하이다르는 지난 15일 깊은 우물에 빠졌다.
하이다르의 할아버지 하지 압둘 하디는 어른들이 식수를 찾기 위해 땅에 구멍을 파는 사이 하이다르가 한 우물에 빠졌다고 말했다. 하이다르가 빠진 우물에는 덮개가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물에 빠진 하이다르는 구해달라고 소리쳤고 하디 등 주민들은 줄에 음식과 물을 매달아 구멍 아래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장비 등이 없어 직접 구조에 나서지는 못했다.
우물의 깊이는 애초 11m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20m 깊이로 수정됐다고 하아마통신은 보도했다.
AFP통신은 당국 관계자를 인용, 아이가 25m 깊이의 우물에 빠졌으며 10m 지점에서 갇혔다고 전했다.
하이다르의 나이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매체에 따라 그의 나이는 5∼7세로 다르게 보도되고 있다.
하이다르는 이날 오전까지 생존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당국이 공유한 소셜미디어(SNS) 영상에서 하이다르는 "내 아들 괜찮냐. 울지 말고 계속 이야기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응. 계속 말할게"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구조대가 우물 입구로 넣은 카메라, 손전등 등을 통해 촬영됐다.
동시에 구조대는 중장비를 동원, 하이다르가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으로 구멍을 내며 접근했다. 하지만 해당 지점 주위에 바위가 있어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이날 하이다르의 사망이 확인됐다.
하이다르에 대한 구조 시도가 알려지자 네티즌도 게시물에 '하이다르를 구하라''(SaveHaidar) 등의 해시태그를 붙이며 응원하기도 했다.
네티즌 상가르는 트위터에 구조 영상을 공유하며 "하이다르는 여전히 갇혀있다"며 그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모로코에서도 라얀 오람이라는 5세 아동이 우물에 빠져 당국이 구조에 총력전을 펼쳤지만 나흘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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