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조선 -42.3%·게임 -19.3%·에너지 -18.6%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인플레이션 부담에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상장사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최근 1개월 사이 대부분 업종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운수 업종과 반도체 업종만 전망치가 큰 폭으로 늘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236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34조2천억원이다.
이는 이들 기업의 2021년 영업이익 추정치인 210조4천억원보다 11.3% 많다.
그러나 1개월 전 전망치(237조5천억원)와 비교하면 1.4%가량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2.6%가량 줄었다.
50개 업종 중 33개의 전망치가 1개월 전보다 하락했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이익 추정치에 반영되기 시작해 업종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추세"라면서 "현재 반도체와 반도체 제외 섹터 간 이익 추정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조선 업종이다. 여전히 흑자 전환이 예상되나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 4천62억원에서 2천343억원으로 42.3%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였던 게임 소프트웨어(-19.3%), 에너지 시설 및 서비스(-18.6%), 호텔 및 레저(-18.6%), 제약(-16.1%), 화학(-14.4%)의 하향 조정 폭도 컸다.
개별 종목으로는 적자가 이어지는 제이콘텐트리[036420](-38.0%) 영업이익 전망 하향 폭이 가장 컸다.
파라다이스[034230](-34.6%), 롯데케미칼[011170](-32.5%), 네오위즈[095660](-29.9%),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29.5%), 한국조선해양[009540](-29.1%), 크래프톤[259960](-28.2%) 등도 30% 안팎의 하향 폭을 기록했다.
반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가 예상되고,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항공운수(20.6%), 해상운수(17.4%), 반도체(15.2%)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보다 20%가량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은 메모리 수급 개선을 바탕으로 업황이 개선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큰 영향을 받았다. D램 현물가격이 작년 말 저점 이후 반등하는 추세인데다 일본 키옥시아 생산 차질로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선박 엔진 제조사인 HSD엔진[082740](25.3%)과 함께 리오프닝주로 꼽히는 CJ CGV[079160](21.6%), 운수업체인 대한항공[003490](20.7%)·HMM(20.7%), 반도체 관련 업체인 DB하이텍[000990](18.5%)·SK하이닉스(16.3%)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뛰었다.
진단키트 관련주인 씨젠[096530](47.7%)과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21.3%)는 1개월 전보다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늘었지만, 전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이익 모멘텀이 지속된다면 코스피의 2022년 실적 달성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말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이익 방향성을 보기 위해서는 시장 전체의 컨센서스(기대치) 방향과 반도체 실적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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