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상장 이끈 유명 투자자, 각종 구설 끝에 의장직 사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중국의 위구르인 인권 탄압을 외면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스리랑카 난민 출신의 억만장자 투자자가 18일(현지시간) 우주 관광 기업 버진 갤럭틱 이사회에서 하차했다.
버진 갤럭틱은 이날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이사회 의장이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CNN 방송은 버진 갤럭틱이 팔리하피티야의 사퇴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회사는 위구르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그와 거리를 둬왔다고 전했다.
팔리하피티야는 지난달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아무도 위구르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위구르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에) 관심이 없고 이것이 매우 냉엄한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위구르족을 비롯한 신장 자치구의 무슬림 소수민족 수십만 명을 수용소에 가두고 강제 동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팔리하피티야는 위구르인 외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난민인 우리 가족도 인권 문제가 있는 나라에서 탈출했다"며 "중국이든, 미국이든, 그 밖의 어느 곳이든 인권은 중요하다는 것이 내 믿음"이라고 사과했다.
스리랑카 난민으로 캐나다에 정착한 팔리하피티야는 금융업계에 종사하다 닷컴버블이 한창일 때 미국으로 건너와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2011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이견으로 회사를 나온 그는 기술기업 투자회사 소셜캐피털을 창업했고 여러 스타트업을 상장시켜 큰돈을 벌었다.
2019년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한 우회 상장 방식으로 버진 갤럭틱 기업 공개를 이끌었고 이사회 의장에도 올랐다.
버진 갤럭틱은 작년 2월 우주 관광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가인 62.8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팔리하피티야는 같은 해 3월 2억 달러어치 지분을 매도했고 이후 주가 하락을 촉발했다.
버진 갤럭틱은 이날 뉴욕 증시에서 6.67% 하락한 8.40달러로 장을 마쳤다.
뉴욕타임스(NYT)는 팔리하피티야가 버진 갤럭틱 상장을 주도했지만, 주가 하락 등 성과 부진이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NYT는 "'스팩 왕'이자 거침없던 투자자였던 그가 저자세 행보를 보이며 버진 갤럭틱에서 떠났다"고 꼬집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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