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이틀째…미 부통령·독일·영국정상 등 참석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미국과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를 향해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틀째 회의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가 모여 전날에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은 우리의 동맹, 파트너들과 함께 크고 전례 없는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경제 제재는 러시아의 금융 기관과 핵심 산업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서방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는 자국 문 앞에서 더 큰 나토의 발자국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은 경제 제재에 그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지역을 추가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서방에 요구하는 나토의 동진(東進) 중단을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숄츠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올라프 총리도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높은 정치적, 경제적, 지정학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라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우리가 보기엔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지역)에서는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라고 언급한 데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앞서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하고 서방도 러시아의 안보 요구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거듭 외교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러시아에 전략적인 중요성을 지닌 개인과 회사를 제재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들이 런던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서방의 단합을 촉구하고 에너지 정책, 외교, 군사 예산에서 전략적 인내를 발휘할 것을 요청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병력 철수 신호는 아직 없으며, 충돌의 위험은 실재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러시아는 전쟁 준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대화와 외교를 강조하면서 지난 1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나토·러시아위원회를 통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세계는 유럽 땅에서 냉전의 어두운 시절 이래 최대 규모의 병력 증강에 직면했다"며 러시아는 "국제 질서의 규칙을 다시 쓰려는 노골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열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의사가 없고 국경지대에 배치한 군대를 철수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미국은 오히려 국경지대의 러시아 군대가 늘어났다며 언제라도 침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 돈바스에서 17일부터 폭격과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두고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가짜 깃발 작전', 즉 자작극을 펴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19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히고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더 가까이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은 이제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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