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미국 무상지원 반대' 투석 시위…경찰, 최루탄 대응

입력 2022-02-21 11:21  

네팔서 '미국 무상지원 반대' 투석 시위…경찰, 최루탄 대응
시위대 "주권 훼손"…여당 연합 '친중' 정당도 반대 목소리
정부 "5억달러 지원에 부가조건 없어"…미국은 중국 배후 의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네팔에서 미국의 '무상 지원'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히말라얀 타임스 등 네팔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카트만두 국회의사당 인근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경찰을 공격했고 경찰은 철조망을 치고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여러 명 발생했다.
시위대는 미국의 해외 원조기구인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의 네팔 인프라 프로젝트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5억 달러(약 6천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추진됐지만 네팔 법과 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일부 정치권의 우려로 인해 보류됐다.
정부는 이 지원금은 다시 갚을 필요가 없고 어떤 부가 조건도 없다며 반대파를 설득해왔다.
그러다가 프로젝트 승인 마감 시한인 오는 28일을 앞두고 정부가 의회에 관련 안을 제출하자 반발이 인 것이다.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마오주의자 정당 등도 반대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친중 성향이 강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미국 정부는 반발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고 인도 힌두스탄타임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네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관련 안이 28일까지 의회를 통과되지 못하면 네팔과의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네팔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네팔은 인도의 오랜 우방이었지만 중국이 지난 몇 년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을 앞세워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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