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WP 보도…"우크라 망명중인 반체제 인사·언론인 등 대상"
"평화 시위 시 '치명적인 수단' 사용해 진압"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점령한 후 제거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인사들의 명단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날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단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우크라이나인의 명단을 만들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러시아의 행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전에 했던 것처럼 표적 살해, 납치, 불법 구금, 고문 등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정부는 "평화 시위나 저항 운동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수단'을 사용해 이를 진압할 계획이라는 정보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중요한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이 정보를 공유한다"고 적었다.
이 서신은 20일 늦게 스위스 OHCHR에 전달됐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제네바 유엔 사무국과 기타 국제기구 주재 미국 대사인 바셰바 크로커는 "최근 미국이 얻은 정보에는 러시아가 인권 침해와 침략을 통한 학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포함돼 있다"고 WP에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의 공격 대상에는 우크라이나에 망명 중인 반체제 인사와 언론인, 반부패 운동가, 소수인종이나 소수 종교인, 성적 소수자(LGBTQ)와 같은 취약계층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며 미국과 서방 정부가 이 지역의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OHCHR이 지난해 8~10월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에서는 루간스크 자치당국의 이동 제한 등 강력한 규제로 민간인 사망과 강제 징집이 증가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고문과 독단적인 구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구금 장소에 대한 외부 감시단의 접근은 제한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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