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1%대 하락…안전자산 선호에 채권·금 강세
원/달러 환율, 관망세에 강보합…비트코인 5%대·이더리움 7%대 내림세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박원희 김유아 이미령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22일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당분간 금융시장은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 주식·가상자산 위험자산 약세…금·채권 안전자산 강세
러시아는 이날 새벽 친러시아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자국군 진입을 명령했다.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일촉즉발 수준으로 격화하며 긴장이 고조하자 위험자산인 주식과 가상자산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7.01포인트(1.35%) 내린 2,706.79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한때 낙폭을 키워 2,690.09까지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천818억원, 3천295억원을 순매도해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16.14포인트(1.83%) 하락한 868.1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8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오후 4시 25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4천494만2천원으로, 24시간 전보다 5.72% 떨어졌다.
빗썸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5.66% 내린 2천488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규모 2위인 이더리움도 7% 넘게 하락하며 308만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관망세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오른 달러당 1,192.7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채권과 금 가격은 강세가 뚜렷했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6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327%에 장을 마쳤다. 5년물(-4.2bp), 10년물(-5.3bp), 20년물(-5.5bp), 30년물(-5.7bp), 50년물(-4.1bp) 등 전 구간 금리가 크게 내렸다.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 금리는 내린다.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7만2천99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20년 9월 18일의 7만3천100원 이후 1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 "이미 폭풍 속 진입…위아래로 변동성 커질 것"
최근 기업 실적 시즌이 끝나가고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별다른 호재도 없어 시장은 악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폭풍전야가 아닌 폭풍 속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어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전망"이라며 "전면전과 외교 협상 간 줄다리기 공방이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방이 어느 정도 용인하고 타협하면 금융시장이 받는 영향도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강력한 제재에 나서면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것이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시장 변동성 확대는 어쩔 수 없다"며 "아래로 떨어지는 변동성뿐 아니라 정상회담 등 호재 이벤트가 생기면 위로 급반등하는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를 들어 갑자기 미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하면 기대하게 되지만, 지금처럼 국지전으로 흘러가면 변동성이 줄어들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크라이나 이슈가 장기적으로 시장 흐름을 좌우할 재료는 아니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 제재 등 후폭풍은 있겠으나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등으로 미뤄보면 기본적으로 길게 갈 리스크는 아니며, 사안 자체는 한두 달 정도면 실마리를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계속 어려울 수 있다"며 "이번 이벤트가 끝나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고,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가 맞닿아 있어 리스크를 짊어진 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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