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전 수입, 외화의 50%"…유엔보고관 "러시아·중국, 군부에 무기 공급"
2022년2월22일 상징 '222222' 반군부 시위 미얀마 곳곳서 벌어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미얀마 쿠데타 군사 정권의 '핵심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 석유가스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외신에 따르면 EU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개인 22명과 함께 국영·민영 기업 4곳에 대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조치가 취해지는 22명 가운데에는 군정 장관들과 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관계자 그리고 군부 고위인사들이 포함됐다.
경제 활동 제재를 가하는 기업에는 미야마 군부가 사실상 소유한 국영 미얀마석유가스회사(MOGE)가 들어가 있다.
EU는 성명에서 "미얀마 내 폭력 사태가 계속 커지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상황은 계속해서 그리고 심각하게 악화돼 왔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EU는 MOGE에 대해서는 "땃마도(미얀마 군부를 일컫는 명칭)에 의해 지배되고 땃마도를 위한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그들이 미얀마 민주주의와 법치를 훼손하는 활동을 벌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OGE는 미얀마 내 모든 가스전(田)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외 업체들이 만든 합작사다.
주요 가스전 사업에는 프랑스 토탈 에너지스와 미국의 셰브런이 참여했던 야다나 가스전 사업도 포함돼 있다.
MOGE에 대한 제재는 쿠데타 군부에 대한 중요한 자금줄을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미얀마 내외의 인권단체들이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이후 지속해서 촉구해온 사안이다.
미얀마 외화 수입의 약 50%는 가스전 수익금에서 나오며, MOGE는 가스전 사업으로 2021∼2022년 15억 달러(약 1조7천89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미얀마 군정은 전망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인권단체들의 커지는 압박 속에서 토탈과 셰브런은 지난달 쿠데타 군부에 의해 인권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미얀마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들은 미국과 프랑스 정부가 MOGE에 대한 '표적 제재'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와 관련,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민간인 살상에 사용되는 무기를 미얀마 군부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드류스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쿠데타 이후에도 러시아와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전투기와 장갑차를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고, 러시아는 추가 무기 공급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르비아의 경우, 같은 기간 로켓포와 포를 미얀마에 수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소한 유엔 안보리가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가 미얀마 군부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드류스 보고관은 이와 함께 미얀마 군부가 석유과 가스전 사업의 수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각 국가 및 민간 부문이 미얀마산 목재나 보석, 희토류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처도 국제사회가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얀마 곳곳에서는 이날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222222'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22222'의 숫자 2 여섯 개는 2022년 2월 22일에 진행하는 반군부 시위를 의미한다.
지난해 쿠데타 21일 만인 2021년 2월22일에는 숫자 2가 다섯개 들어가는 '22222' 총파업 시위가 열려 미얀마 전역에서 수 백만명이 거리로 나와 군부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하루 전인 지난 21일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반군부 활동가들과 승려들이 거리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시민들의 '222222'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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