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 스트림-2 중단' 밤새 설득…대러 수출규제 등 추가제재 촉각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독일의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사업 승인 중단 결정을 환영하면서 미국도 이날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는 밤새 독일과 긴밀한 협의를 했다"면서 "그들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트 스트림-2가 진전하지 못하게 독일과 함께 행동할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고 상기시켰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가스관 연결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중단은 그동안 대러시아 제재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성향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칭 공화국들에 대한 분리독립을 승인하며 자국 군대 진입을 명령한 이후 사업 승인 중단을 발표했다.
미국은 그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중단시키겠다고 압박해왔지만, 당사국인 독일은 모호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숄츠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러시아가 침공하면 노르트 스트림-2는 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숄츠 총리는 "단합된 행동", "모든 조치를 다할 것" 등을 강조하면서도 '노르트 스트림-2'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이 사업 중단 카드가 실제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미국이 밤새 독일과 협의했다는 사키 대변인의 언급에서 보듯이 독일이 결국 사업 중단 결정을 한 데는 미국의 강력한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우린 오늘 우리 자신의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대러 제재 본격화를 예고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돈바스 친러 분리주의자 지역에 대한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명령을 발동했고, 그 직후 사키 대변인은 "추가적인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그간 강조했던 혹독한 경제 조치와는 별개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대러 경제 제재 조치에는 미국 금융기관이 러시아 은행과의 거래를 처리하지 못 하게 하는 국제결제 차단을 비롯해 러시아의 개인과 기업을 특별지정 제재대상 목록에 올려 미 금융체계에서 추방하는 방안, 미국 내 자산 동결, 첨단 산업에 대한 대러 수출 규제 등 광범위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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