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러 "푸틴, 바이든 제재 연설 보지도 않았다"

입력 2022-02-23 09:10   수정 2022-02-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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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일촉즉발] 러 "푸틴, 바이든 제재 연설 보지도 않았다"
러 외무부 "서방, 근거 없는 제재 일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규정하며 속속 제재안을 공개했으나 러시아는 근거 없는 제재라고 반박했다.
22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보수성향 언론인의 유튜브 채널 '솔로비요프 라이브'에서 "이런 제재는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 자치단체의 독립을 승인하지 않았다면 제재도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은 '착각'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가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서방 세력이 제재를 가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2014년 자국의 크림반도 합병 사태를 예시로 들며 이전부터 서방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명분을 내밀며 제재를 가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방은 항상 특정 정부의 뜻보다도 그 지배를 받는 '시민'이 원하는 바에 따르고, 주로 인권 보호를 제재 명목으로 내세운다고도 했다.
2014년 크림공화국 의회가 러시아와 합병을 결의하고 주민 투표에서 96%의 찬성표가 나오는 등 크림반도 합병이 시민 의지에 따른 적법한 조치였는데도 서방이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매년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이렇듯 서방의 제재는 (적합한)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며 "(크림반도 사례처럼) 서방이 제시하는 제재의 명목과, 그에 따른 주장이나 행동 등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도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방이 명분이 적합한지를 엄밀히 따지지도 않고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은 이날 독일을 포함해 유럽과 영국 등이 속속 구체적 제재안을 내놓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독일은 대(對)러시아 핵심 제재로 꼽히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렸다.
영국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을 특정해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러시아 전 대통령 출신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유럽의 제재안이 발표된 직후 "이로써 유럽인들이 (천연가스 가격으로) 1천㎥당 2천 유로(270만원)를 감당해야 하는 새로운 세계가 도래한 것을 환영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도 러시아의 결정을 침공 단계로 규정하고 러시아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러시아 은행 2곳을 전면 차단하는 등의 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같은 서방의 제재에 짐짓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러시아는 서방을 뒤흔든 일련의 조치를 발표하면서 "서구의 제재는 예상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재 방안을 발표할 때 푸틴 대통령은 다른 회의에 참석 중이어서 연설 중계를 보지 않았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전했다.
서방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은 스푸트니크통신에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은행의 책무 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은행의 권리와 적법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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