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푸틴, 서방 정상에 역사 훈계…설득 안되더라"

입력 2022-02-23 16:17   수정 2022-02-23 18:31

[우크라 일촉즉발] "푸틴, 서방 정상에 역사 훈계…설득 안되더라"
영국, 프랑스, 독일 관리들 증언…"중언부언 강경한 외골수"
"19세기 제국주의 냄새…차르처럼 소국 뭉개고 초강대국 담판 원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이 이전보다 훨씬 권위적이고 국수적인 성향이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프랑스, 독일, 영국 정상은 말이 아예 통하지 않을 정도로 바뀌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서방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려고 최근 연쇄 정상회담을 벌였다.
푸틴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반군 점령지를 독립국으로 인정한다고 선포하고 러시아군의 진입을 지시하면서 결과적으로 정상회담은 실패로 돌아갔다.
서방 정상 가운데 그간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자부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변화를 더 민감하게 알아챈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에서) 역사를 수정하면서 중언부언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변화는 더 뚜렷했다고 한다.

한 프랑스 관리는 "푸틴 대통령이 더 강경하고 고립적으로 변했고 기본적으로 이념적, 안보 지향적이었다"고 마크롱 대통령의 평가를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성향 변화가 재확인됐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독립국 승인 발표를 1시간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그 결정을 알렸다.
마크롱 대통령이 우려를 표명하자 푸틴 대통령이 역사·정치적 열변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프랑스 관리는 "군사작전 같고 비난성이며 뒤죽박죽 섞인 발언이었다"며 "강경하고 편집증적인 성격이 있는 생각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을 러시아에서 만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숄츠 총리는 16년 동안 푸틴 대통령과 교류해온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와 함께 몇 주 동안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지원을 받아 세르비아에서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를 거론하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방어가 아닌 침략적 성격을 지닌 동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관계 증진을 경계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특수관계를 주장하는 등 숄츠 총리에게도 '역사 강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대국민담화에서 우크라이나가 원래 옛 소련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피조물이라며 실수로 자주권을 부여해 독립에 이르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숄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긴장을 계속 키워 우크라이나 경제를 망가뜨리면서 미국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대타협을 서방과 추진한다는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총리실의 한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지금이 19세기이고 자신이 차르(옛 러시아 황제)이며 작은 나라는 까뭉개고 합의는 오직 초강대국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역사 강의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는 듣고만 있지 않고 자신의 해석을 내세워 푸틴 대통령의 공격적인 강의에 반박했다고 한다.
WSJ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수용되지 않을 때 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서방의 최근 외교를 두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과 듣지 못하는 사람의 대화"라고 평가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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