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부보좌관 "주권침해 용납 못해…더 많은 대가 치르게 될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태세를 갖춘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가운데 백악관은 러시아가 향후 추가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더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는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대가는 계속해서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싱 부보좌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침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성향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며 자국 군대 진입을 명령하자 해당 지역에 신규 투자·무역·금융을 금지하는 명령을 발동했다.
이어 22일에는 러시아의 행위를 '침공'으로 규정하고 러시아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인 PSB 및 42개 자회사가 서방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게 막고 이들에 대한 해외 자산 동결 등 본격적인 제재에 착수했다.
독일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중단 방침을 밝혔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주요 은행과 신흥재벌 등의 역내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등 유럽 국가들의 제재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싱 부보좌관의 언급은 미국과 유럽 동맹들이 러시아에 1차 경제 제재를 부과했지만, 이미 침공으로 판단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기존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가혹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등 미국이 모색할 수 있는 제재를 거론하면서 "러시아 경제 부문에서 가장 큰 두 은행이 관리하는 자산은 7천500억 달러이며, 그것(수출통제 등 추가 경제제재 규모)은 10배나 더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투입되는 모든 기술을 거부할 수 있는 우리의 수출통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우린 언제라도 그것을 공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싱 부보좌관은 대러 추가 제재가 '언제라도'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현재 러시아의 군사 상황에 대한 변화 여부에 대해 "변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여전히 대규모 침공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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