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전격 침공…미 "부당한 공격에 가혹한 제재"(종합3보)

입력 2022-02-24 18:26   수정 2022-02-24 20:28

푸틴, 우크라 전격 침공…미 "부당한 공격에 가혹한 제재"(종합3보)
수도 키예프 등 주요도시 공격…동부 이어 벨라루스서도 포격
푸틴 "우크라 점령계획 없다"며 우크라 군대에 해산 요구
미, 24일 전면적 제재 예고…첨단산업 수출규제 등 추가조치 거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황철환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50분께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군사행동이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우크라이나 점령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동시다발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의 개전 선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린 직후에 나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 군사행동을 정당한 사유가 없는 침공으로 규정하고 동맹과 함께 즉시 가혹하게 제재하겠다고 맞섰다.

◇ 우크라 곳곳 군사시설 피격 뒤 러 지상군 전방위 진입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군사 작전이라고 한정했으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공격이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 직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하리코프, 오데사, 베르스크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시설을 공격 중"이라면서 "고정밀 무기에 의해 군사 기반시설과 방공체계, 군사공항, 우크라이나 항공기 등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가 우리 군사 기반시설에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러시아 지상군이 여러 방향에서 우크라이나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는 북부 지역뿐만 아니라 남부 크림반도에서도 전차 같은 러시아군 중화기가 국경을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애초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우크라이나 동부뿐만 아니라 북부 친러시아국 벨라루스에서도 공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수비대는 벨라루스 국경을 따라 러시아군이 포병, 중화기, 소형무기 등으로 우크라이나 국경부대와 순찰대, 검문소를 공격해 교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침공 초기부터 사상자도 보고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유엔과 국제사회에 최대한의 도움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등 서방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며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대국민 연설을 하고 "우크라이나의 모든 안보·국방 요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강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동요하지 말 것을 시민들에 주문했다.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모든 민항기 운항도 금지됐으며 수도 키예프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키예프 근처에서 미사일 공격이 이뤄지는 등 폭발음이 수 차례 들리자 키예프 시민들은 두려움 속에 피란길에 올랐다.
서쪽 유럽 국경으로 향하는 피란 행렬이 도로에 꽉 차면서 키예프 도로가 심한 정체를 빚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병사는 즉각 무기를 버리고 귀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우크라이나에 개입하면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서방국가에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소련 붕괴 뒤 발전한 현대 러시아가 세계 최강이라며 누구도 패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바이든 "정당화할 수 없는 공격"…전면적 제재 가하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 파트너 등 전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사안을 논의를 마친 뒤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기술, 핵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가 포함될 것으로 관측했다.
러시아 대형은행,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가족들에 대한 추가제재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은 러시아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을 24일 제출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도 24일 긴급 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가혹한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집행위에서 결정하고 의회가 즉시 적용할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시스템에서 퇴출하는 강격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 주식·가상화폐 급락…석유·천연가스 가격 치솟아
각국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찍는 등 세계 금융시장을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 코스피는 전장보다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소식에 낙폭을 키워 70.73포인트(2.60%) 떨어진 2,648.80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6,000선이 무너지면서 2.3% 넘게 주저앉았다가 1.81% 하락한 25,970.82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장중 한때 2% 이상 떨어졌다가 1.70%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8분 현재 3.22% 급락했다.
가상화폐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3시 3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8.55% 떨어진 3만4천808.10달러(약 4천185만원)를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에너지 가격도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5% 이상 뛰었으며 특히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 발표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넘었다.
천연가스 선물도 이날 유럽 시장에서 1천㎥당 1천400달러(약 168만원) 가까이로 약 35% 뛰어올랐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이날 한때 9% 가량 폭락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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