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전격 침공…사실상 '전면전' 발발(종합4보)

입력 2022-02-24 22:23  

푸틴, 우크라이나 전격 침공…사실상 '전면전' 발발(종합4보)
주요도시 동시다발적 육해공 공격…러, 우크라 동남북 3면서 진격
미·유럽 "부당한 공격 가혹한 제재" 예고…첨단산업 수출규제 등 거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황철환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50분께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군사행동이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우크라이나 점령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외에도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동시다발로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면전 발발'로 규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린 직후에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유럽은 러시아 군사행동을 정당한 사유가 없는 침공으로 규정하고 동맹과 함께 즉시 가혹하게 제재하겠다고 맞섰다.



◇ 러 지상군 전방위 투입…키예프 시민 피란 행렬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군사 작전이라고 한정했으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공격이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 직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하리코프, 오데사,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러시아 헬기는 키예프 인근 군공항을 공격했으며, 북쪽 벨라루스에서 출발한 러시아군은 개전 9시간 만에 키예프 지역 북쪽까지 진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시설을 공격했다"며 "군사 기반시설과 방공체계, 군 공항, 항공기 등이 무력화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가 우리 군사 기반시설에 공격을 진행했다"고 확인했으며, 국경수비대는 러시아 지상군이 여러 방향에서 우크라이나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남부 크림반도에서도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다.


침공 초기부터 사상자도 보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공격으로 한국시간 오후 9시 현재 우크라이나군 4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시민 10명이 러시아 공격으로 사망하고, 러시아 민간 화물선 2척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에 피격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유엔과 국제사회에 최대한의 도움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며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청했다.
또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모든 안보·국방 요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라며 "조국을 지키려는 누구에게나 무기를 지급하겠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모든 민항기 운항도 금지됐으며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서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키예프 근처에서 미사일 공격이 이뤄지는 등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리자 키예프 시민들은 두려움 속에 피란길에 올랐다.
서쪽 유럽 국경으로 향하는 피란 행렬이 도로에 꽉 차면서 키예프 도로가 심한 정체를 빚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궁은 이번 공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진행 상황과 목표에 달려 있다고만 밝혔다.



◇ 바이든 "정당화할 수 없는 공격"…전면적 제재 가하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 파트너 등 전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과 사안을 논의를 마친 뒤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기술, 핵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가 포함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러시아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을 24일 제출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도 24일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가혹한 추가 제재 논의에 들어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서방의 '엄청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고, 올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의 어둠의 날"이라며 마크로 프랑스 대통령과 "가능한 한 빨리' 나토 정상 회의를 열기로 했다.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집행위에서 결정하고 의회가 즉시 적용할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유럽 동부에 지상군과 공군력을 추가로 배치할 것이며 해군도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내에는 나토 병력이 없으며 현재로선 병력을 보낼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 세계 주식·가상화폐 급락…석유·천연가스 가격 치솟아
각국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찍는 등 세계 금융시장을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 코스피는 전장보다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소식에 낙폭을 키워 70.73포인트(2.60%) 떨어진 2,648.80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6,000선이 무너지면서 2.3% 넘게 주저앉았다가 1.81% 하락한 25,970.82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장중 한때 2% 이상 떨어졌다가 1.70%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콩 항셍지수도 3.21% 급락 마감했다.
러시아 RTS 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현재 37% 급락하고 있다.
같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9.61% 떨어진 3만5천094.2달러(약 4천227만원)를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에너지 가격도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5% 이상 뛰었으며 특히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 발표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넘었다.
천연가스 선물도 이날 개전 직후 유럽 시장에서 1천㎥당 1천400달러(약 168만원)에 육박해 35% 뛰어올랐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이날 한때 10% 가까이 폭락했다. 이에 이날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시장에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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