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바이든, 군사옵션 포기해 푸틴 담력 키웠나

입력 2022-02-24 16:26   수정 2022-02-24 17:13

[우크라 침공] 바이든, 군사옵션 포기해 푸틴 담력 키웠나
작년말부터 "파병은 없다" 반복…러 군사행동 억지력 상실
전문가 "미국 안싸운다 메시지…중국, 대만 문제 두고 배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군사옵션을 대놓고 포기하는 통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쉽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단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자 거친 언사로 규탄하고 추가 경제제재 계획을 밝히며 동맹을 규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는 등 군사옵션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작년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똑같았다.
그는 미군과 러시아군의 충돌 가능성을 극도로 우려했다.
사실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캐런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가 "(군사옵션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상투적 어구를 사용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갑자기 작년 12월 지상군 파병에 대한 물음에 "그건 테이블에 없다"고 말한 뒤로 행정부 내 모든 관리가 같은 방침을 되풀이했다.

결국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교육하려고 파견한 병력 수십명을 철수시키고 대사관도 폴란드로 옮겨버렸다.
러시아로서는 전쟁 발발 때 미군의 개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큰 '인계철선'(폭탄과 연결되어 적이 건드리면 자동으로 폭발하도록 설치된 가느다란 철사)마저 저절로 제거된 셈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총을 쏘기 시작하면 세계대전"이라며 군사옵션을 배제하는 사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입 계획을 침공으로 규정하며 경제제재를 발표하면서도 "러시아와 싸울 의사는 없다"고 대놓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수세적 태도가 이해되는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국가를 두고 전쟁을 하는 것을 미국 내 여론이 달가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두 핵보유국 간 충돌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부 비판적인 전문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 때문에 사태가 더 악화한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푸틴 대통령이 점령하려는 우크라이나 영토가 바이든 행정부 때문에 훨씬 더 커졌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소한 군사옵션 사용 여부에 입을 닫고 있기만 하더라도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못 하도록 하는 억지력이 형성되지 않았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발 더 나아가 대만을 침공할 것으로 우려되는 중국마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더 대담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코리 샤케 대외·국방정책 국장은 "미국이 러시아와 분쟁을 무서워한다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샤케 국장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목격하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미국이 전혀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믿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인지하고 있지만 무심하게 일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방부 관리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무력충돌을 자제한다는 방침을 바꾸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안 된다"며 "그 누구도 우크라이나를 두고 러시아와 핵전쟁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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