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명 희생 관련 비통함 전달…폭력 중단·대화 강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정치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디 총리와 통화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만명이 넘는 침략자들이 우리 국토에 있다"며 "인도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우리를 정치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함께 공격자를 막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도 총리실도 자료를 내고 모디 총리가 이날 통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충돌로 인해 인명 희생과 재산 손실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비통함을 전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또 즉각적인 폭력 중단과 대화로의 복귀 등을 강조했고 평화를 위해 어떤 기여라도 하겠다는 인도의 의향을 전달했다고 총리실은 덧붙였다.
앞서 모디 총리는 지난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에서의 폭력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도는 2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미국이 주도한 이 결의안에는 러시아에 대한 규탄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이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11개국은 찬성했고,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러시아가 비토권을 행사하면서 결의안 채택은 무산됐다.
T.S. 티루무르티 주유엔 인도대사는 이런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외교의 길이 포기돼 유감"이라며 "우리는 그 길로 다시 복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펼쳤던 인도는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유럽 등 서방과 달리 입장이 미묘한 상황이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일원이 되는 등 지난 몇 년간 외교 무게의 중심을 미국으로 조금씩 이동하긴 했지만, 러시아와도 여전히 깊은 우호 관계를 이어오는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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