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침공 유인할지는 이번 전쟁의 장기 결말에 달려"
"민주주의 세력, 강권주의에 맞서 더 엄한 제재와 병력 강화 필요"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시니어 펠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망은 소비에트 연방의 재건과 옛 소련 붕괴 후 만들어진 유럽 안전보장 질서의 전복"이라고 규정했다.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의 붕괴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통찰한 저서 '역사의 종말'로 유명한 정치학자 후쿠야마는 1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아니다"며 이런 견해를 밝혔다.
그는 러시아 측이 나토에 요구한 것이 폴란드·체코·발트 3국에 대한 군사 지원 금지이며 이들은 1991년 이후 벌어진 모든 것을 철회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 이후 이어진 민주주의의 확대 시대가 명확하게 끝났으며 강권 국가의 대두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확산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을 칭찬하는 등 내부적인 위협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역사의 종말에서 자유민주주의보다 우월한 모델이 있는지 질문하려고 했고 지금도 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지만 현재 인류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약체화에 대항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후쿠야마는 현 상황을 제2차 냉전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러시아는 옛 소련과 같은 강국이 전혀 아니다. 현 체제는 르상티망(원한·복수심)과 초대국 시대에 대한 향수가 움직인다"고 반응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략은 대실패로 끝나고 많은 것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50년 이어진 냉전처럼 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야말로 최대의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후쿠야마는 "푸틴이 역사적인 기조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재앙 속에 일종의 광기에 빠졌다는 추측이 있다. 매우 고립돼 있고 한 줌의 측근 외에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침공 후 많은 러시아인이 강한 충격을 받았고 국익의 면에서도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미군이 전투에 가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장래에는 위협이 발트 제국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토는 미국 등의 병력을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 전개할 것이며 러시아가 침공하면 다수의 미군이 죽고 미국이 맹렬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유인하는 것이 될지는 이번 전쟁의 장기적인 결말에 달려 있다고 후쿠야마는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조기에 진압하면 나토나 미국이 거의 뒤집지 못한다. 대만에는 좋지 않은 전개다. 러시아가 반격을 받아 많은 사망자를 내고, 제재로 큰 타격을 입으면 대만 문제에서 주의 깊게 움직이도록 중국에 촉구하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민주주의 세력이 강권주의를 물리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더욱 엄중한 제재를 러시아에 하는 것과 다시 병력을 강화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의 경우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공동 훈련이나 병력 주둔을 강화해야 하며 중국의 군사력이 급속이 확대하는 동아시아에서도 민주주의 세력이 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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