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액 299억달러로 전년보다 감소…증시 호조에도 채권값 하락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지난해 세계 증시 호조와 신규 주식 투자금 유입으로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30조원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 동향'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4천27억2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299억7천만달러(8.0%·약 36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잔액은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지만, 증가 폭은 2019년(616억3천만달러)이나 2020년(420억9천만달러)보다 줄었다.
해외 증시 호조로 주식 투자 잔액이 늘었으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로 채권값이 내린 영향을 받았다.
투자 상품별로 보면 외국주식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 호조로 주식 가격이 뛰고 신규투자액이 유입되면서 1년 새 투자 잔액이 369억1천만달러 늘었다.
2021년 중 선진국 증시 대표지수 변화율을 보면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8.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1.4% 각각 상승했으며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도 21.0% 뛰었다.
반면 외국채권은 보험사(-22억5천만달러), 증권사(-14억7천만달러)를 중심으로 투자 잔액이 총 14억3천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평가 손실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 말 연 0.91%에서 2021년 말 연 1.51%로 상승했다.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코리안 페이퍼)의 투자 잔액도 전년 대비 55억1천만달러 줄었다.
투자 주체별로 투자 잔액 변화를 보면 자산운용사가 337억1천만달러 늘어난 반면, 보험사와 증권사는 각각 34억3천만달러, 32억5천만달러 줄었다. 외국환은행은 투자 잔액은 29억4천만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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