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시행…플랫폼 사업자에 '긍정적 에너지 촉진' 의무화
"기술기업 통제 수단·이용자 의견 표출 자유 침해"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술기업들의 여론에 대한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규가 시행됐다.
2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상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규제하기 위한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이하 알고리즘 규정)'이 1일부터 효력을 갖게 됐다.
중국 인터넷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주도로 마련된 알고리즘 규정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해 '긍정적인 에너지 촉진'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알고리즘 규정은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해 "주류 가치관을 견지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해야 하고 불법 정보를 전파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알고리즘 규정은 또 사업자들이 스스로 '불량한 정보'가 전파되지 않게 차단하도록 하는 의무도 부과했다.
이 규정은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이외에 중국 산업정보기술부, 공안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이 규정은 지난해 8월 초안이 발표된 데 이어 지난 1월 공표됐다.
알고리즘 규정은 중국 당국이 소셜미디어 상의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시행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비롯해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두<手+斗>音·Douyin), 텐센트(騰迅·텅쉰)의 위챗(微信) 등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가짜 뉴스 유포를 막는다면서 수천 개의 계정을 폐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 규정이 인터넷 플랫폼들의 영향력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결과적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사이버 당국은 알고리즘 규정 시행 이전부터 자체 플랫폼과 거대 기술기업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우회적인 언론 통제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고, 민감한 해외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를 만리장성(The Great Wall)에 빗대어 '만리 방화벽'이라고 부른다.
특히 중국 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온라인 공간을 대상으로 통제와 단속의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차 당대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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