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키예프 포위 속 '알레포의 비극' 재연될라

입력 2022-03-02 11:56   수정 2022-03-02 12:24

[우크라 침공] 러, 키예프 포위 속 '알레포의 비극' 재연될라
러, 보급로·퇴로 끊은 뒤 집중포화 쏟아부을 우려
폐허 된 시리아 제2도시 연상…공포 커지며 탈출 인산인해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시리아 내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 알레포나 2차대전 나치에 포위됐던 러시아 레닌그라드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곧 닥칠 것이라는 불안이 퍼지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예프에는 곧 러시아군이 포위한 채 화력을 집중해 맹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속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움직임과 도시를 떠나는 발길이 교차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 속전속결로 승전한다는 계획이 예상보다 거센 저항과 보급 차질 끝에 실패하자 '플랜B'를 강구하는 모양새다.
본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군사·기반 시설을 동시 공격해 무력화한 후 정권의 항복을 빠르게 받아내려 했다.
이런 과정에서 민간인을 노린 무차별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날 우크라이나 측은 제2도시 하리코프 주거지역·주정부 청사 등이 러시아군 포격을 받아 최소 18명이 숨졌으며, 키예프에서도 도시 서북쪽 TV 방송 타워가 공격을 받아 5명이 숨지고 인근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의 장갑차·탱크·화포 등은 키예프 도심에서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며, 북쪽에서 키예프 방향으로 진군하는 군사 장비의 대열이 무려 6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긴 병력 행렬을 두고, 러시아가 전략을 바꿔 '포위전'을 염두에 두고 전면공세를 가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는 중이다.
포위전에 돌입하면 적의 보급로·퇴로를 끊은 채 포격·공습·지상군 등 방식으로 장기간 물리적·심리적 압박을 가한다.
시리아 제2 도시였던 알레포도 2012년부터 정부군과 반군 등 사이서 벌어진 내전 중 이런 포위 공격으로 폐허가 됐다.

유혈 공방이 벌어진 끝에 도시 서부는 정부군이, 동부는 반군이 분할 점령했지만, 2015년부터 정부군이 공세를 펴며 반군장악 지역을 포위했다.
이후 정부군은 1년 가까이 보급로가 끊고 포격 등 공격을 가해 2016년 12월 도시 대부분 지역을 탈환했다.
이 기간 부상자가 속출하고 물자가 부족해진데다 끊이질 않는 공습으로 건물과 도로가 붕괴되며 도시가 마비됐다.
역사상 최악의 포위전으로 꼽히는 사례는 2차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전투다.
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인 레닌그라드는 독일군에 900일 가까이 포위됐으며, 그 기간 100만 명 이상이 기아와 질병, 포격으로 사망했다.
이같이 포위·전면 공습 우려가 현실화하자 피란을 떠나려는 인파가 기차역에 몰렸다.
지난달 28일 키예프에서 서부로 가는 기차편 하루 4대뿐이었으며, 그마저도 피란민들로 객차가 가득차 여성·아동·노인이 우선 탑승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민간인 부상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병상이 부족해지고 의료진이 과로하는 등 의료체계도 부하가 쏠린다.
수도 내 한 아동 병원은 러시아군 공격에 따른 부상자가 잇따르고, 도로 등이 폭파돼 의료진 출근이 어려워져 뇌종양 수술 등 기존 수술 일정을 거의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잡지는 몇몇 슈퍼마켓을 제외한 다른 상점들은 전부 문을 닫았으며, 문을 연 슈퍼마켓 내부 진열대도 상당 부분 비어있었다고 전했다.
한 슈퍼마켓에서는 물, 파스타, 초콜릿, 햄 등은 비상식량들은 팔고 있었지만, 빵은 동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슈퍼마켓 점주는 개전 이후로는 한 번도 물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현재 키예프 남서부 지역을 통해 도시 내외 왕래가 가능하다며 포위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미콜라 포보로즈니크 키예프 부시장은 "적이 근접했지만 포위를 피할 수 있다"면서 식품 생산, 교통 등 필수 서비스가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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