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24년 만에 러시아 채무불이행 가능성 제기돼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됐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국채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의 보증료율(5년물)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15%를 넘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았던 시기에 6%를 약간 상회했던 것과 비교해 이번에는 매우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러시아가 상환해야 하는 달러 표시 국채의 잔액은 330억달러(약 40조원)로 전해졌다.
아울러 회사채 등을 포함한 러시아의 대외채무 중 30%에 약간 못 미치는 1천350억달러(약 163조원)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한다.
각국이 러시아 국채에 대한 매입 규제를 강화해 채권 발행을 통해 기존 채권을 상환하기도 어렵게 됐다. 러시아 회사채의 매입도 보류될 것으로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러시아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1998년 이후 24년 만에 디폴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국내 은행의 신용 불안도 커지고 있다.
모스크바에선 시민들이 현금을 인출하려고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줄을 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은행에서 자금이 빠지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은행이 구조적 유동성 부족에 빠져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무제한 자금 공급으로 은행을 지원하고 있다. 정책금리도 9.5%에서 20%로 급격히 올리는 등 자금 유출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제결제망에서 배제된 러시아의 은행은 외화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금융 불안으로 루블화 약세가 멈추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예금을 외화와 재화로 교환하는 움직임이 계속되는 악순환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 등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배제와 중앙은행 거래 제한 등의 강력한 금융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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