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마트 온·오프 매출 따라잡아…누적 적자 6조원 넘어
'계획된 적자' 계속에 주가는 공모가 하회…3자 물류 등 수익성 확보 나설듯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쿠팡이 지난해 22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이마트[139480]의 온·오프라인 매출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1조8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향후 수익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쿠팡 매출, 이마트 온·오프라인사업 매출보다 많아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첫해인 지난해 22조2천여억원 매출을 기록해 2010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이마트 매출(별도 매출 기준.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등 전문점 매출 포함) 16조4천500억원에다 SSG닷컴 매출(1조4천942억원)을 더한 것보다 많은 것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인수한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마켓글로벌의 2020년 매출이 1조3천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100% 매출이 늘었다고 해도 이를 더한 수치가 쿠팡의 매출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의 월간 활성이용자(MAU)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같은 해 1월보다 590% 급증(모바일인덱스 기준)하는 등 계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누적 적자 6조원…수익성 의문 계속에 주가 부진
이처럼 외형은 커졌지만 적자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조8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6월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인 3천413억원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더라도 1∼3분기 매달 3천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더 늘어 5천억원을 넘었다. 쿠팡은 4분기에는 코로나19 방역 비용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을 위한 투자비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미 상장 이전 누적 적자가 4조6천700억원이었다. 지난해 적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적자가 6조원을 넘었다.
연간 적자 규모는 2018년 1조1천276억원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면서 연간 수천억원 수준으로 낮아지는 추세였다가 지난해 급증했다.
더욱이 당분간 물류센터 확충을 위한 투자가 계속되는 데다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로켓프레시(신선식품)와 같은 신사업 시장 확대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올해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며 미국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상장했지만 이처럼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면서 상장 이후 주가는 내리막 길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 주가는 전날 대비 0.2% 하락한 주당 27.41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3월 11일 공모가 35달러로 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63.50달러였다. 최고 6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며 2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확충 등을 위한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상장까지 한 쿠팡이 언제까지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 쿠팡 수익 모델은…3자 물류 시장 진출 전망
이런 가운데 쿠팡은 최근 수익 모델을 조금씩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료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2천900원에서 4천990원으로 72% 올렸다. 인상된 요금은 신규 회원에게만 적용되지만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요금 인상에 따른 수익이 쿠팡의 전체 규모로 볼 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쿠팡이 수익성 부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쿠팡은 또 풍부한 물류망을 활용해 3자 물류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에서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획득하며 택배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익일배송) 물량 일부를 소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로지스틱서비스가 조만간 쿠팡 외에 다른 쇼핑몰들의 물량까지 배송하는 3자 물류 시장에 진출하면서 쿠팡의 미래 수익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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