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독일, 러 '철강왕' 7천억원짜리 호화 요트 압류

입력 2022-03-03 15:51   수정 2022-03-03 16:00

[우크라 침공] 독일, 러 '철강왕' 7천억원짜리 호화 요트 압류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 갑부 '철강왕'이 세계 최대 규모의 호화 요트를 빼앗겼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일(현지시간) 독일 당국이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요트 '딜바르'를 함부르크의 한 조선소에서 압류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억만장자 우스마노프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러시아 재벌과 기업·푸틴 대통령 등을 대상으로 한 제재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압류된 요트 딜바르 호는 전장 156m, 폭 24m, 총톤수(GT) 1만5천917t으로, 동력이 달린 요트 중 세계 최대 규모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우스마노프는 2016년 딜바르를 독일 조선업체 뤼르센으로부터 6억달러(약 7천억원)에 사들였다.
이 요트는 건조에만 총 52개월이 소요됐다. 당시 조선사 측은 "규모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 역대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선원 수만 96명에 이르고 헬리콥터 착륙장 2개, 사우나, 미용실, 체육관이 갖춰져 있다. 스위트룸도 12개가 설치돼 한 번에 손님 24명을 맞이할 수 있다.
이 요트의 수영장은 전 세계 요트에 설치된 수영장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이 요트는 작년 10월부터 독일 조선업체 블롬플루스포스의 함부르크 조선소에서 정비 중이었는데, 이번에 제재 철퇴를 맞았다.

EU 제재 대상인 우스마노프는 3일 현재 자산 142억 달러(약 17조 원)를 보유,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순위 99위에 올라 있다.
우스마노프는 철강·광물업체 '메탈로인베스트'의 공동 창업·소유주이며, 'USM홀딩스'를 통해 금속·광업·통신·IT·미디어 등 광범위한 사업 영역에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과거 "푸틴을 잘 알고 있어 자랑스럽다. 사람들이 푸틴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그건 푸틴의 문제는 아니다. 아마 (일본) 나가사키 이후 (원폭 투하를 승인한) 해리 S. 트루먼 대통령도 사랑받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푸틴과 매우 가까운 관계다.
그는 국제펜싱협회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우스마노프는 EU 제재가 발효된 이후 펜싱협회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불공정한 처사다. EU는 나의 명예, 사업상 평판을 훼손하는 의혹 제기에다 잘못된 사실로 제재를 정당화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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