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혈액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내성과 재발 이유 밝혀졌다

입력 2022-03-03 16:56  

'3대 혈액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내성과 재발 이유 밝혀졌다
세포 분열 촉진하는 CDK6 효소, 내성 생긴 암세포에서 급증
동물 실험서 CDK6 억제제 항암 효과 확인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급성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으로 꼽히는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은 골수의 형질세포(plasma cells)가 손상돼 생기는 병이다.
형질세포는 T세포와 항원의 자극을 받아 항체를 대량 분비하게 분화된 B세포를 말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겐 뼈 통증, 출혈, 잦은 감염,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합병증으로 아밀로이드증이 올 수도 있다.
다행히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 포말리도마이드(pomalidomide) 등과 같은 면역조절제의 개발로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문제는 거의 모든 치료 환자에게 약물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게 치료제 내성으로 다발성 골수종이 재발하면 병세가 급격히 나빠진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치료제에 효과를 보이던 다발성 골수종이 내성을 보이며 재발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독일의 베를린 샤리테 의대와 막스 델브뤼크 분자 의학 센터(MDC) 과학자들이 마침내 이런 유형의 암 재발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핵심 역할을 하는 건 세포 분열을 자극하는 '세포 주기 조절인자' CDK6로 드러났다.
다발성 골수종이 치료제에 내성을 보일 때 암세포 내에서 이 조절인자의 생성이 대폭 늘어났다.
과학자들은 CDK6를 억제하는 게, 재발한 다발성 골수종의 치료 표적이 될 거로 보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3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엔 첨단 단백질체학(Proteomics) 분석 기법이 큰 힘이 됐다.
그동안 광범위한 DNA 염기서열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발성 골수종에 치료제 내성이 생기는 걸 유전자 차원의 변화와 연관 짓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는 재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변화가 암세포 내에 생긴다는 걸 시사한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MDC의 필리프 메르틴스 박사는 "단백질 차원의 다양한 통제 수단도 암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면서 "CDK6가 관여하는 이런 유형의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재발 전후에 각각 채취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조직 샘플로부터 6천 종 이상의 단백질을 분리해 '질량 분광계'로 분석했다.
핵심은 어떤 단백질의 수위 변화가 골수종의 내성이 생기게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통계학과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찾아낸 게 바로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 6'라는 뜻을 가진 CDK6 단백질이다.
이 효소는 세포 주기에서 '분열 단계' 진입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DK6의 효능은 배양 암세포와 동물 모델 실험에서 거듭해 확인됐다.
배양한 골수종 세포에서 CDK6의 양을 늘리면 레날리도마이드 같은 치료제가 잘 듣지 않았다.
그러다가 CDK6 억제제를 적용하면 곧바로 치료제의 효과가 되살아나 암세포가 죽기 시작했다.
다발성 골수종이 생기게 조작한 동물 모델에 CDK6 억제제와 포탈리도마이드를 병행 투여하면 동물의 생존율이 확연히 높아졌다.
다행스럽게도 일부 CDK6 억제제는 이미 승인 과정을 거쳐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또 단백질체학이 암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제1 저자 중 한 명인 베를린 샤리테의 에벌린 람베르거 박사후연구원은 "다발성 골수종 말고 다른 유형의 암을 연구할 때도 단백질 유전정보 분석법을 계속 쓰려고 한다"라면서 "개인 맞춤형 암 치료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 표적과 생물 지표를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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