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빠진 美 등 7개국 공동성명 "규탄, 러 행위 국제협력 장애"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며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북극이사회 소속 국가들이 '러시아 보이콧'을 천명했다.
북극이사회 7개 회원국은 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이사회 회의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는 등 모든 회의 참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북극이사회는 북극권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1996년 설립된 북극권 8개국 간 협의체다.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유럽연합(EU)에 속한 북유럽 3국과 미국, 러시아, 캐나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가 회원국이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이사회 회원국이 참여했다.
이들은 "우리는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의 행동이 북극을 포함한 국제 협력에 중대한 장애를 일으켰다는 데 주목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극지방 협력을 위한 북극이사회의 지속적인 가치를 확신하며 이사회 활동에 대한 지원을 여전히 강조한다"며 "우린 이사회에서 수행되는 중요한 활동에 기여하고 혜택을 받는 원주민 등 북극 주민에 대해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법에 기초한 주권과 영토 보전이라는 핵심 원칙은 현재 러시아가 의장을 맡은 이사회의 활동을 오랫동안 뒷받침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원칙에 대한 러시아의 명백한 위반에 비춰 우리는 북극 이사회 회의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고려해 위원회의 중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방식의 검토가 있을 때까지 이사회와 그 부속 기구의 모든 회의 참석을 일시 중단한다"고 언급했다.
북극이사회는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의 계기가 된 협의체이기도 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작년 5월 북극이사회 장관회의가 열린 아이슬란드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고서도 여전히 대규모로 집결해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러시아가 미국이나 동맹국 및 협력국에 공격적으로 행동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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