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계, 러와 거리두기 가속…英 왕립예술아카데미도 러 재벌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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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세계 문화계에서 VIP 대우를 받았던 러시아 재벌들이 퇴출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러시아 재벌인 블라디미르 포타닌(61)이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 니켈 생산 업체 노르니켈의 대표인 포타닌은 전 세계 부호 순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인사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2002년부터 이사로 위촉된 포타닌의 사임 이유를 명백히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포타닌의 사임 사실을 공표한 뒤 "미술관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인 침공을 강력하게 비판한다"라는 입장을 천명했다.
지난 20년 간 구겐하임에 거액을 기부하고, 각종 전시회를 후원해온 포타닌이 이사회에서 나가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포타닌은 러시아 재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이 주최한 자선 아이스하키 경기에 선수로 초대될 만큼 가까운 관계다.
지난 2005년 포타닌의 재정 후원으로 열린 구겐하임의 러시아 미술 특별전 개막식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영국의 왕립 예술아카데미도 지난 1일 러시아 갑부 페트르 아벤을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했다.
특히 왕립 예술아카데미는 현재 진행 중인 영국 현대작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특별전 개최를 위해 아벤이 기부한 돈도 돌려줬다.
러시아 알파방크 대표인 아벤은 최근 유럽연합(EU)이 푸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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