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바이든 '오해' 신경안써…약한 이란핵합의 반대"

입력 2022-03-04 03:01  

사우디 왕세자 "바이든 '오해' 신경안써…약한 이란핵합의 반대"
미 매체와 인터뷰…"미국 국익 생각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의 몫"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자신을 향한 '오해'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해) 무엇인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오해와 관련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국익을 생각하는 것은 그(바이든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가르칠 권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우리를 가르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작전을 승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무죄로 보는 것이 원칙인데, (이 문제 관련해) 나의 인권이 침해됐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가 지난해 2월 공개된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카슈끄지는 미국에서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터키인인 젠기즈와의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려고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에서 온 '협상팀'에 살해됐다.
이들은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카슈끄지를 설득해 귀국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결국 그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조사 후 무함마드 왕세자를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3일 국영 언론을 통해 중동 지역 라이벌 관계인 이란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와 관련해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과거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한 약한 합의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2015년 타결한 JCPOA에 더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장 세력 지원 문제도 협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란과 P5+1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들은 지난해 4월부터 핵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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