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美, 한국의 수출통제면제 4일 관보에 실어 바로 시행"(종합)

입력 2022-03-04 10:12  

여한구 "美, 한국의 수출통제면제 4일 관보에 실어 바로 시행"(종합)
"한미 공조 확인…미와 시스템 달라 FDPR 면제에 시간 걸린 것"
"美, 철강관세 해결 요구하는 한국 입장 이해…긴밀히 협의키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관련 규정 적용에서 한국을 면제하기로 하고 이를 4일께 관보에 고시해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중인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상무부와 백악관 당국자들과 면담해 수출 통제 관련 협의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양국 간 굳건하게 공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수출통제 방침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등 7개 비전략물자 분야 57개 하위 기술에 대해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적용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FDPR 관련 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당시 미국은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하면서 독자 제재에 나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비롯해 32개국에 대해선 FDPR 규정 적용을 면제했지만, 한국은 독자제재가 늦어지면서 여기서 빠졌다가 이번 협의를 통해 면제 대상 국가가 됐다.
여 본부장은 한국의 면제 대상 포함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우리 수출통제 시스템은 미국과 다르게 구성돼 있다"며 "미국과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바로 시행할 수 있었는데, 한국의 경우 미국과 사전 협의가 많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당초 대러 독자제재가 어렵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 본부장은 "대러 경제 제재, 수출 통제와 관련해 정부는 처음부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시간이 걸린 것이지, 선회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에서 독자 제재를 않겠다는 언급이 있었다는 지적에는 "미국이 세부 내용을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어떤 내용의 수출 통제를 도입할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미국 발표에 전략물자뿐만 아니라 비전략 물자가 포함돼 있어 그때부터 독자 제재 조율을 미국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비전략물자는 FDPR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다.

이어 여 본부장은 미국이 4일께 한국을 FDPR 적용 예외 국가에 포함하는 내용을 관보에 올려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측과 면담 분위기에 대해선 "동맹 차원에서 동참한 것에 사의를 표하는 우호적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여 본부장은 한미 철강관세 협상 문제와 관련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하게 제기했다며 "한국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였지만 미국 내에서도 복잡한 상황이 있어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철강 생산국의 철강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무역 마찰을 빚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EU, 일본과의 분쟁은 해소됐다. 한국은 아직 이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되지 못한 상태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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