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통상본부장 "美, 한국의 대러 수출통제 참여에 대해 사의"

입력 2022-03-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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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통상본부장 "美, 한국의 대러 수출통제 참여에 대해 사의"
"한미, 굳건하게 공조…미국의 수출통제 발표 이전부터 양국간 협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이 대(對)러시아 해외직접생산품규제(FDPR) 수출통제 면제 대상에 한국을 포함하기로 한 것과 관련, 한미 양국간 굳건한 공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포함해 양국간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여 본부장은 이날 미 상무부 및 백악관을 잇달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상무부에서는 내일(4일) 정도에 관보에 고시해서 바로 시행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FDPR 면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 생각해 미국을 직접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여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미국에서 당초 한국을 FDPR 면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뭐라고 설명했나.
▲ 우리 수출통제 시스템은 미국과 다르게 구성돼 있다. 미국과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바로 시행할 수 있었는데, 한국의 경우는 미국과 사전 협의가 많이 필요했다. 미국에서 처음 (면제 대상) 리스트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산업부와 상무부 간 실무진이 협의하며 조율해 왔다. 며칠 차이인데 양국간 시스템 차이로 조금 더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번에 면제 대상국에 포함하기로 하고 상무부에서 바로 내일(4일) 정도에 관보에 고시를 해서 바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행정 과정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하루 이틀 내 조치될 것으로 본다.
-- 한국정부는 당초 대러 독자 제재가 어렵다는 입장 아니었나.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무엇인가.
▲ 입장을 선회했다기보다, 대러 경제 제재와 수출 통제 관련해선 처음부터 정부는 모든 가능성 염두에 두고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선회라기보다 검토 과정에서 테크니컬한 부분에 있어 (한미) 양측간 조율이 이뤄졌고,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시간이 걸린 것이지, 선회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 외교부에서 독자 제재를 안 한다는 발언이 있었는데, 괴리가 있는 설명 아닌가.
▲ 미국이 세부 내용을 처음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는 미국이 어떤 내용의 수출 통제를 도입할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독자 제재 포함 여부도 시간을 갖고 협의를 하는 과정이었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전략 물자에 대한 부분, 비전략 물자 부분이 포함돼 있었다. 그때부터 우리는 비전략 물자에 대해서도 독자적인 제재를 도입하려면 실무적으로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계속 협의한 것이다.
-- 오늘 상무부와 백악관 관계자들 만남의 분위기는 어땠나.
▲ 굉장히 우호적이었다. 한국이 미국과 밀접하게 공조를 하면서 대러 수출 통제나 제재에 동맹 차원에서 동참한 것에 사의를 표하는 우호적 분위기였다.
-- 다른 동맹처럼 빨리 참여하지 그랬냐는 식의 이야기는 없었나.
▲ 전혀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한국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출 통제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데에서 사의를 표했다. 앞서 지난 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도 한국을 명시했다. 한국을 명시한 게 미국이 한국에 대해 동맹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 면제 대상이 된 게 우리 경제에 어떤 효과가 있나?
▲ 예외 대상국에 포함이 안 되면 우리 기업이 러시아에 수출하는 데 있어 미 상무부의 수출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모든 국가에 대해서 (통제를) 하다보니 여러모로 불확실하고, 기업 입장에선 행정비용과 시간도 많이 든다. 이번에 합의하면서 그런 57개 비전략 물품에 대해서도 우리 기업이 러시아에 수출할 때는 한국 당국의 수출통제를 받기 때문에 불확실성 측면에선 우려가 해소됐다.
-- 수출통제와 관련해 시스템 차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 수출통제와 관련해 우리는 고시(제도)가 있다. 고시를 개정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고시가 개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는 기업들 설명회도 하고 충분히 정보도 제공하고 상담도 하면서 잘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 미국이 한국의 FDPR 면제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다고 얘기했는데, 굳이 직접 방문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여러 가지 고려를 해서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예단할 순 없었다. 정부 입장에선 실무 레벨과 고위급에서 같이 긴밀히 협의하며 최대한 빨리 결과를 도출하는 게 우리 기업에 더 좋다. 한 달 후에 결정될 수도 있고, 일주일 후 결정될 수도 있지만 정부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 생각해 방문하게 됐다.
-- 철강 관세 관련한 협상도 논의됐나?
▲ 철강 부분(관세 협상 문제)도 미국 고위 관리들 만날 때마다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동맹 차원에서, 우리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같이 하는 데 있어서, 철강 문제도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하게 제기했다.
-- 미국측 반응은 어땠나.
▲ 한국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복잡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이야기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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