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이나, 가상화폐로 660억원 모금

입력 2022-03-04 11:37  

[우크라 침공] 우크라이나, 가상화폐로 660억원 모금
우크라 정부, NFT로도 자금 조달 계획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기부가 우크라이나로 밀려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개시 후 10만2천건, 총 5천470만달러(약 661억원)의 가상화폐가 우크라이나 정부와 현지 비정부기구(NGO) '컴백얼라이브'로 기부됐다고 미국 CNBC가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최근 가상화폐 기부가 부쩍 늘면서 지난 이틀간 7만2천건이 몰렸다.
기부 내역은 이더리움 1천820만달러, 비트코인 1천720만달러, 달러화에 가치가 고정된 각종 스테이블코인 950만달러 등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6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기부받을 수 있는 온라인 주소를 알리고 가상화폐 기부를 호소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계엄령에 따라 전자 송금을 중단시킨 뒤에 나온 조치다.
엘립틱 공동창업자 톰 로빈슨은 "가상화폐는 국경의 제약이 없으므로 국제 모금에 특히 적합하다. 거래를 차단할 중앙 당국이 없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 검증 서비스업체 '라벤더파이브'를 운영하는 딜런 슐츠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화폐를 이용해 기부하려면 중개인이 필요하다. 달러를 직접 기부할 수는 없는데, 우선 어떤 식으로든 환전하거나 중개인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절차가 단순하다. 기부금 주소만 알면 주소만 입력하고 기부 금액만 적으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 기부가 전통적 방법보다 훨씬 빠르다면서 비트코인 송금에는 10분 정도 걸리는데 이는 기부금을 거의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기부금 규모는 사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체 지원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64억달러(약 7조7천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우크라이나는 지난 1일 전쟁채권 발행으로 81억 흐리우냐(약 3천300억원)를 모았다.
하지만 가상화폐 기부는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고 엘립틱의 로빈슨 공동창업자는 WSJ에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의 개인들이 인도적 지원이나 전쟁 비용 마련을 위해 직접 모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쿠나'를 운영하는 미하일 초바니안은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서는 현금을 가지고 있기가 위험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NGO로 들어온 가상화폐 기부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는 쿠나는 가상화폐를 다른 디지털 화폐나 달러 등으로 바꾼다.
또 쿠나가 구매를 중개하는 일부 공급업체는 대금을 가상화폐로 직접 받는다. 초바니안은 "많은 기업이 돈을 벌기보다는 우리를 돕고 싶어하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가상화폐 기부자들에게 이른바 '에어드롭'(airdrop)을 이용해 보상할 것이라고 약속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부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에어드롭은 신생 가상화폐 거래소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짜 가상화폐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하루 뒤 에어드롭 계획을 취소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은 3일 트위터에서 "신중한 검토 끝에 '에어드롭'을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대신 우리는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외에 NFT 형태의 기부도 우크라이나로 답지하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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