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남아있으라" 학교 말 들었다가 발 묶인 유학생들

입력 2022-03-04 17:27   수정 2022-03-04 17:59

[우크라 침공] "남아있으라" 학교 말 들었다가 발 묶인 유학생들
북동쪽 국경도시에 외국 유학생 500여명 피란 못해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 북동쪽 국경도시 수미에 유학생 500여명이 발이 묶였다고 영국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대학 측의 '잔류' 권고에 도시를 떠나지 않고 기다렸다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는 바람에 꼼짝없이 도시에 갇히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스텔 5곳에서 투숙 중인 유학생들은 폭발음·총성 등이 들릴 때면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지하 임시 대피소로 피신하고 있다.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대피소로 뛰어 내려가는 일도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올 1월에 우크라이나에서 유학을 시작했다는 나이지리아 출신 의대생은 "대학이 제대로 정보를 제공해줄 거라고 믿었다. 대학 측에서 호스텔에 남아있으라고 했다. 그때 제대로 정보를 알았더라면 이웃 도시로라도 갔을 텐데 지금 이렇게 갇혀버렸다"고 말했다.
이제 다른 곳으로 대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은 운영이 중단됐고 언제든 시가지 전투가 벌어질 수 있어 걸어서 국경을 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1천600달러(약 194만원)면 남쪽으로 175㎞ 떨어진 도시 폴타바로 데려다준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가난한 유학생들로선 엄두도 내기 어려운 돈이다.
유학생 대부분은 나이지리아인이고 가나, 에티오피아, 앙골라, 탄자니아, 르완다, 아일랜드, 인도, 레바논, 터키 등에서 온 유학생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학비와 생활비가 저렴한 데다 소련 시절부터 아프리카 개도국과 끈끈한 유대 관계가 있어 유학생 교류가 많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일랜드에서 온 한 의대생은 "상황이 저절로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온 지 4년째라는 한 나이지리아 출신 유학생은 "더 공부해서 학위를 따고 싶어서 온 평범한 학생들"이라며 "러시아군에 며칠째 포위당했다. 도움이 절실하다. 그냥 집에 가서 가족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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