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금융지원 재연장에 은행권 '걱정'…"추가 충당금 검토"

입력 2022-03-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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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금융지원 재연장에 은행권 '걱정'…"추가 충당금 검토"
잠재부실 늘었는데 연체율↓'착시 현상'…은행들 "위험파악 어려워져"
금융당국 "소상공인 미시분석…차주별 맞춤형 대책 곧 마련"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를 6개월 추가 연장키로 함에 따라 은행권이 충당금 추가 적립을 검토하는 등 잠재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고 나섰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은 금리 인상 기조 및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과 관련해 상반기 중 추가 충당금 적립을 계획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부에서 우려하는 부실 위험 이연에 대비해 자산건전성 및 은행의 손실 흡수능력을 충분히 제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가 충당금 적립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다른 은행들도 이번 상환유예 추가 연장 결정으로 잠재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취약 차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금융지원 장기화에 따른 잠재부실 누증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 시행됐으며 이번까지 총 네 차례 연장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대출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의 영향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은행들은 특히 이자 납입 유예가 2년 넘게 장기간 지속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자를 정상적으로 납입하는지, 연체하는지는 은행이 고객의 건전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사항인데 이자유예 조치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소상공인은 물론 은행도 부담을 계속 미루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자상환 유예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와 관계없이 한계기업의 이자납입 시점만 낮춰 유예기간 종료 후 부실이 한꺼번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한 대출의 경우 향후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미 예상 손실액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은행권의 이자상환 유예 대상 대출채권 잔액은 총 1조7천억원 수준이다. 정책금융기관과 제2금융권까지 합하면 이자상환 유예액은 총 5조1천억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이번 만기연장·상환유예 재연장 결정을 하면서 소상공인 차주 그룹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방안을 이달 중 내놓아 금융권 잠재부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 분, 취약하신 분, 더 위험한 상황인 분들도 계실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면밀히 분석해 차주별 맞춤형 대책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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