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핵무기를 동맹국 간에 공유하는 '핵 공유'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커지는 가운데 일본 제1야당 대표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泉健太) 대표는 5일 집권 자민당과 야당 일부에서 핵 공유 정책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위기를 이용해 핵을 논의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비핵 3원칙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현지 방송 NHK가 6일 보도했다.
핵 공유는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의 비핵 3원칙에 위배된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일부가 채택 중인 '핵 공유'를 일본에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찬반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즈미 대표는 "핵무기가 있으면 공격받지 않는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핵무기를 가졌다고 재래식 무기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필요한 방위력을 착실히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공식적으로 핵 공유에 반대하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과 일부 야당에서도 핵 공유 논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달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핵 공유와 관련해 "비핵 3원칙을 견지하는 우리나라(일본) 입장에서 생각할 때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지난 3일에도 자신이 수장인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모임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었다면 러시아의 침공은 아마 없었을 것"이라며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또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제3당에 오른 우익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도 미국의 핵무기를 공유하고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 정책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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