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군 다음 행보는?…체첸·시리아에 실마리 있다

입력 2022-03-06 19:57  

[우크라 침공] 러군 다음 행보는?…체첸·시리아에 실마리 있다
영국 언론 "인구 밀집지역에 집중 포격, 초토화하는 전략"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 11일째가 되도록 남부 해안지역 일부 도시를 점령한 것 이외에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는 러시아군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영국 언론매체들은 러시아가 수행한 최근의 두 전쟁, 즉 1990년대 체첸과 2016년 시리아 내전의 진행 양상을 살펴보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6일(현지시간) '최신 국방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펼치는 저항의 규모와 강도에 놀란 러시아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하르키우(하리코프), 체르니히우, 마리우폴 등 다수의 인구 밀집지역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우크라이나인의 사기를 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이미 유사한 전술을 1999년 체첸과 2016년 시리아에서 구사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BBC는 전날 체첸과 시리아 전쟁을 모두 취재했고 지금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전쟁 소식을 전하는 특파원의 보도를 통해 하르키우와 마리우폴 등에서 전개되는 양상은 러시아의 전형적인 전쟁 수행 방식을 보여주며 체첸과 시리아의 전례를 볼 때 이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민들이 완강히 저항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은 지상군을 도시로 투입해 가가호호를 수색하며 전투를 벌이기보다는 중화기 포격과 공습으로 적군을 파괴하는 전술을 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동쪽을 보라. 이것이 너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BBC는 분석했다.


BBC에 따르면 1994년 처음 체첸을 침공한 러시아군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와 마찬가지로 좁은 도로에서 장갑차 대열이 매복 공격을 받아 파괴되고, 징집된 병사들은 전쟁의 동기를 찾지 못해 사기가 저하돼 있었다.
러시아의 해법은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었다. 러시아군은 몇 주만에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집중적인 포격과 폭격을 가해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당시 그로즈니 미누트카 광장에서 취재하던 BBC 전쟁 특파원은 "집속탄 공격에 체첸 병사들이 죽고 건물은 불탔다. 하루 만에 이 도시 중심부의 대로 전체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연기와 불길에 휩싸였고 촬영하던 취재진이 딛고 있던 땅도 흔들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16년 푸틴 대통령이 반군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을 구하기 위해 개입한 시리아 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동부 지역에 러시아 본토와 이란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들이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고 러시아군은 반군 점령지역을 포위한 채 육지와 공중에서 맹렬히 공격해 방어 병력과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민간인의 기력을 소진케 하는 전술을 펼쳤다.
알레포 동부지역이 시리아 정부군에 점령된 지 며칠 후 이곳을 찾은 BBC 전쟁 특파원은 성한 건물을 단 한 채도 볼 수 없었고 거리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인 잔해 때문에 종종 통행이 막혔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BBC는 러시아가 문화적인 동질성이 강한 우크라이나에도 이슬람권인 체첸이나 시리아에 가했던 것과 같은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도 있지만 역사적인 기록은 러시아군이 지상군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의지하는 것은 '큰 대포'였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why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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