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장중 13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해 추가 상승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3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과도한 급등(오버슈팅) 양상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제유가가 앞으로 배럴당 최고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변동성 확대에 주의를 당부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신들은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선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39.13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0.50달러까지 각각 뛰어올랐다. 이는 각각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검토와 이란 핵 협상 지연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7일 "현재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유가는 수요 우위의 탄탄한 기초여건(펀더멘털)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러시아 원유, 가스 수출 제재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고 4억배럴에서 평균 유가가 75∼80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3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러시아의 원유 수출 물량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원유재고 1억5천만배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재고가 3억배럴로 감소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평균 110달러, 최대 15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원유는 기초여건 대비 과도하게 오른 상황이지만, 이런 상태가 강보합세로 지속되는 불안한 상황이 연장될 것"이라며 "이달 유가 변동폭으로 배럴당 90∼110달러를 제시했으나 이란 핵 협상 결과와 베네수엘라 제재 해제 여부, 월간 실수요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유가 급등세는 실제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 러시아산 퇴출 가능성에 따른 심리적인 경계심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원유 투자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며 "섣부른 추격 매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일단락 (가능성), 유가 후퇴 국면에서 가파른 변동성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원은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넘어 높은 식품 물가가 중동·북아프리카(MENA) 위험으로 확산하면 장기 유가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올해 WTI 원유 전망치 하단을 배럴당 55달러에서 7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위험이 커지면 WTI 가격 대비 브렌트유 프리미엄도 현 3달러 수준에서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JP모건은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차단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오르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3% 가량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ING는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 차질이 성장을 짓누르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더 오래 상승시켜 유럽에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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