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세계질서 경종" 진단…중·러 권위주의 체계 도전
"전쟁 뒤 러 경제 온전하고 푸틴 집권 계속하면 무질서한 새 세상 온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에 따라 미국이 이끄는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가 격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질서에 경종을 울린다"며 안보, 역사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다.
NYT는 러시아가 2차 대전 후 정착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년 전 "자유주의 이념은 그 목적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른 강대국도 큰 틀에서 동의하는 사안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작년 3월 "중국의 체제에 자신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마저도 지난 1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서방식 민주주의가 취약하다고 시인했다.
미국 비영리재단 V-Dem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2012년 42개이었으나 올해 34개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자유민주주의 이념, 미국의 군사력,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이 쇠퇴해가는 것이다.
서방국가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서도 그런 국면 진단에 따른 위기감이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독일은 수십 년 전통을 뒤집고 다른 서방 국가처럼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국방예산을 늘리기로 했다.
스위스도 수십 년 지켜온 중립국 위상을 털고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의 전방위 제재에 동참했다.
은퇴한 미국 해군제독 제임스 스타브리스는 "1950년대 구축된 글로벌 체계는 낡은 구식 자동차"라며 "그래도 굴러가긴 했는데 역설적으로 푸틴 때문에 1주일 만에 활력이 전례없이 증진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방과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체계의 정면충돌 구도가 형성되자 우크라이나 사태의 종착점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따라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의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라이언 크로커는 서방의 단결로 러시아를 제압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사태가 해결되면 미국이 이끄는 체제가 살아남을 것으로 진단했다.
크로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나 대부분을 점령하고 푸틴 대통령이 경제가 온전한 러시아를 계속 이끌면 '무질서한 새 세상'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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