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200원 선에서 원화 약세 흐름 지속 예상"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이미령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7일 장중 1,220원대를 넘어서며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환율이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8원 오른 1,223.0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4일에도 1,214.2원에 거래를 마치며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고, 이날도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속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강화하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안보국(NSC)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내 핵물질과 원자로가 있는 물리학 연구소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여파가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럽 국가에 더욱 피해를 줄 것이라는 예상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상황이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집하고 있다"며 "투자심리 훼손에 따른 국내 증시 이탈세 또한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이 1,250원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국 등 신흥국은 원유 순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인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등에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30.4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는 13년여 만에 최고치다.
안영진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지금은 펀더멘탈(기초 여건)보다는 일시적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환율이 급등한 구간으로, 적정 레벨을 추정하기보다는 기술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극단적인 위기 상황을 가정할 때 1,250원까지는 상방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이달 중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정학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이후에도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본격화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달러 자체가 강세 압력을 받는 국면"이라며 "환율이 1,250원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1,200원 선에서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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