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발 "우크라 시민, 우크라 영토로 대피할 권리 있어"
앞서 2차례 대피 시도는 러시아 폭격으로 무산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군이 7일 오전 10시(모스크바 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AP 등 서방 언론과 러시아 관영 스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해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북동부 국경도시 수미 등에 주민 대피 등을 위한 '인도적 지원 통로'를 개방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의 다른 도시에서도 공격을 중단하는지, 언제까지 공격을 중단할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피로를 자국 또는 벨라루스로 한정했다고 러시아 국영 뉴스매체 리아노보스티는 보도했다. 러시아 군은 드론으로 대피 과정을 감시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러시아의 계획에 대해 "매우 부도덕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우크라이나 영토로 대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격 중단 결정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해 이뤄졌다고 러시아군은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마리우폴 등에서도 2차례 민간인 대피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지난 3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2차 평화회담'에서 마리우폴·볼노바하 등에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의 폭격이 중단되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이날도 예고한 공격 중단 시각이 임박할 때까지 폭격을 계속 퍼부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미 수도·전기가 끊긴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에 폭격이 계속됐고, 남부 도시 미콜라이프에는 로켓 공격으로 민간 거주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러시아 측이 오히려 '인도적 통로'를 조준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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