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하루만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폭발 사고가 난 이후 지금까지도 반경 30km 구역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방사능을 다루는 원전은 폐기 이후에도 꾸준히 안전 관리를 해야 하는 시설이다.
이에 직원들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점령하면서 이 직원들은 오도 가도 못한 상황이 됐다. 러시아군이 이들 직원을 인질로 잡아 일대 안전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체르노빌 원전에는 기술자, 요리사, 의사, 지원 부서 미치 국가경비대를 포함해 2천400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군 점령 당시 직원 100여명은 발이 묶여 12일째 억류 중이다. 원전을 지키던 우크라이나 경비대 200명도 마찬가지다.
BBC는 이 직원들의 한 친척을 인터뷰해 분위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원전 관리 업무를 하고 있지만 내부 분위기는 삭막하고, 음식과 약은 제한돼 직원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보통 교대 근무를 하면서 기차로 한 시간쯤 거리의 슬라부티치에서 출퇴근을 했다. 슬라부티치는 원전사고 이후 직원들의 거처로 마련된 곳이다.
슬라부티치까지는 멀지 않지만 지금은 갈 수가 없다. 벨라루스 국경을 통과해야 해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먹는 음식은 대부분 빵과 오트밀이다. 이마저도 하루 한 끼로 배를 채운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억류돼 있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일에는 러시아군이 음식을 배달해줬지만, 직원들은 이를 거절했다. '선전용'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잠자리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임시 숙소에서 일부 직원들은 침대와 테이블에서 자지만, 다른 이들은 바닥에서 지내고 있다.
유리 포미체우 슬라부티치 시장은 "상황이 복잡하고 긴장감이 돌고 있어 직원들에게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직원들이 2주 가까이 억류되면서 직원들의 원전 관리 업무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지 우려되고 되고 있다.
슬라부티치 시장은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의 집중력은 떨어지고 이는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이 원전이 현재 가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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