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풍력발전 확대, 대체 수입원 확보…"2030년까지 러시아서 가스 독립"
블룸버그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유럽연합(EU)이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80%까지 줄이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U 에너지 대책을 8일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는 2030년이 되기 전에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에서 독립하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EU는 현재 연간 필요한 가스량의 40%인 약 1천550억㎥ 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우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500억㎥ 늘리고 러시아 외의 다른 지역에서 가스관을 통해 100억㎥ 규모의 가스를 충원할 계획이다.
또한, 풍력 에너지를 통해 200억㎥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를 대체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소비자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에너지 가격 규제 지침을 제공하고 이번 위기로 영향을 받는 기업들에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도 내놓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초과 이익을 달성한 에너지 기업에 임시로 세금을 물려 확보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이밖에 겨울철 가스 소비를 대비해 해마다 10월 1일까지는 EU 내 가스 저장 시설의 90% 이상을 채우도록 하고, 가스를 공동 구매하는 방안도 내달 중 발표된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EU 회원국이 이 같은 구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러 나라가 EU집행위의 에너지 전환 계획을 불편해하고 있어서다.
현재 EU 주요 회원국은 치솟는 에너지 비용이 국내 정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EU는 미국, 영국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에는 동참하면서도 러시아산 에너지를 규제하는 것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시행하지 않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제재에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제외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러시아산 에너지가 현재 유럽에는 '필수'라고 말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기후 담당 집행위원은 이와 관련, 유럽 의회에서 "우리는 올해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상당량 낮추고, 수년 내 러시아산 가스에서 독립할 방안을 내일 내놓을 예정"이라며 "쉽지 않지만,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 정부도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공개했다.
로베르토 친골라니 이탈리아 생태전환부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공영 방송에 출연, 올해 중반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의 절반을 다른 지역에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지난해 기준 가스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체 수입 가스의 40%가 러시아산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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