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車만들었다" 현대차·기아 격려금에 다른 계열사 반발

입력 2022-03-08 15:48   수정 2022-03-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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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車만들었다" 현대차·기아 격려금에 다른 계열사 반발
현대로템 노조, 단체행동 예고…모비스 노조도 4일 본사서 시위
"현대차 실적은 계열사 전 직원이 함께 만든 결과물…차별 말라"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현대차·기아가 최근 직원들에게 1인당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하자 현대모비스와 현대로템, 현대글로비스 등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는 전날 현대로템과 협력업체 전 직원에게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현대로템 노조는 "현대로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회사의 발전을 위해 전체 종업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대로템의 경영실적은 현대차의 연결재무제표상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의 실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현대차의 경영실적으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실적은 현대로템에서 분할해 가져간 변속기 사업 등의 토대 위에서 성장한 만큼 현대로템 전체 종업원이 함께 만들어온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현대로템과 협력업체에도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공동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대모비스[250060] 노조는 지난 4일 이미 단체행동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로비에서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현대차지부 산하 조직인 만큼 현대차 소속 조합원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격려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도 현대차·기아에만 격려금을 '차등 지급'했다며 동일한 성과 보상을 요구하는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 여론이 들끓고 있다.
소속을 현대글로비스로 밝힌 한 직원은 익명 게시글을 통해 "차체 프레임은 현대제철[004020]이 만들고 부속품은 현대케피코와 현대위아[011210], 현대트랜시스 등이 만들며, 완성차는 현대글로비스가 옮겼다"며 "(격려금) 400만원은 아니더라도 성의라도 보여줘야 할 게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고작 400만원으로 회사 분위기가 악화됐다", "같은 지붕 아래 회사에서 이렇게 차별하면 누가 계열사 가려고 하겠냐"는 등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만에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낸 점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작년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 상승률은 현대모비스 11.5%, 현대건설[000720] 37.3%, 현대위아 42.8%, 현대글로비스 70.1%, 현대제철 3천251.3% 등으로, 현대로템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한 계열사 직원은 "지난해 현대차 임원 연봉은 10% 이상 오른 반면 직원 연봉에는 물가상승률조차 반영되지 않았다"며 "특히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계열사들이 있는데도 성과급 지급에 차별을 둔다면 그룹에 대한 애사심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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