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갈등 요인인 위구르족 인권 문제의 중심에 섰던 천취안궈 전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천 전 서기는 지난 5일 개막한 양회에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자격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신장 대표단 회의에 참석했다.
작년 12월 25일 신장 당서기에서 물러난 지 2개월여 만에 공식 행사에 등장한 그는 중앙정치국 위원 직함 이외 다른 공식 직함은 없는 상태다.
티베트(시짱)자치구 당 서기(2011∼2016년)를 거쳐 2016년 신장 당 서기로 부임한 그는 강제 수용소 성격의 '직업 캠프' 운영 등 위구르족 인권 유린 책임이 있는 대표 인사로 지목돼 2020년 7월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그는 미중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1개월여 앞둔 작년 12월 말 신장 당 서기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의 퇴진을 놓고 엇갈리는 해석이 나왔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신장에 대한 '철권통치'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중국의 의도이자 신장 인권 정책에 대한 변화의 조짐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중국이 핵심 주권 문제로 여기는 신장 문제와 관련해 대외적으로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작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의 중용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었다.
전임 신장 당서기들에 비해 공백기가 길었던 그가 양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건재를 확인한 것이라고 중앙통신사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가 한때 공산당 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 부조장으로 거론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신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공로를 인정받는다면 한직으로 여겨지는 농업 관련 조직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올가을 예정된 제20차 당 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7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상무위는 중국 공산당 최고 수뇌 기구다.
시 주석에게 인정받아 2017년 25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위원에 발탁된 그는 올해 67세로, '칠상팔하'(七上八下)에도 부합한다.
칠상팔하는 당 대회가 열리는 해를 기준으로 67세까지는 계속 기용될 수 있지만 68세부터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중국공산당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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